최근에 내가 자주 다니는 음향기기 카페와 모유튜버의 바이럴창고에서 가장 핫했던 키위이어스 멜로디를 들어봤다.
문제의 그 유튜버가 엄청나게 올려치기를 시전하기도 했고
고정으로 출연하는 모엔지니어도 "전 그래도 멜로디~"같은 띄워주기를 시전하는가 하면
구매한 후기들이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라 반향이 클 만도 했다.
실제로 나도 궁금증이 생겨 공구가 다 끝나고 구매하려고 해도 뭔 공구가 그대로 내놓은 물건이 빛의속도로
팔려나가는 바람에 한달 이상이나 지나고 난 다음에야 중고로 물품을 구할 수 있었다.
물론 나조차도 기대가 많이 되기도 했다.
왜냐하면 바로 전작인 퀸텟(Quintet)을 사용해보았는데 이또한 상당한 수준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신생업체답게 지나친 모험을 하지 않고 밸런스잡힌 사운드를 5개의 드라이버로 표현해냈는데
그 결과물이 생각이상으로 깔끔하고 만족스러웠었기 때문에 이회사가 내놓은 평판형은 어떨지
기대가 되는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기대가 되는 한편으론 9만9천원짜리 공구제품이 좋아봤자 얼마나 좋겠냐는 생각도 있었지만...
거두절미하고 간단하게 사용평을 남겨본다.
1. 전체적인 밸런스
- 전체적으로 저역대에 힘이 많이 실린 사운드. 저역의 존재감이 다른 음역대를 압도하며 다른 음역대는 기본은 하지만 특출난 느낌은 아니라 다소 묻히는 느낌이 있음.
2. 저음역대
- 평판형 하면 뭔가 이유없이 디테일하지만 다소 거친느낌의 고역대 제품을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저음이 메인인 제품이었다. 특히나 댐핑감이 상당하다. 팝이나 힙합에서 킥드럼이나 비트드랍부분의 펑펑 터지는 저음이 인상적이었다. 저음만 놓고 보았을때 한 때 사용하면서 놀랐었던 노블오디오의 포커스 프로에서 느꼈던 꽉차고 박력있는 저음과 닮아있다. 다만 포커스프로는 저음의 마지막까지 컨트롤하여 진하고 탄력있는 저음을 내주었었지만 퀸텟의 저음은 끝이 약간 뭉툭하고 흐릿하게 끝나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음원에 따라서는 저역이 붕붕거려서 거슬리는 경우도 있었고 다른 음역대를 다소 침범하는 느낌이 있다.
3. 중음 및 보컬
- 평범한 수준이다. 음선이 가늘진 않아서 존재감을 나타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역이 너무 부각되는 바람에 다소 밋밋한 느낌도 있다. 보컬은 상대적으로 한발 물러난 느낌인데... 단순히 조금 뒤에 있다는 느낌보단 이어폰 자체가 형성하는 공간이 보컬파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보인다. 즉, 공간감이 이상하다.
4. 고음역대
- 고역대 또한 굵은 음선에 따라서 시원시원하게 나와주는 느낌이긴 한데 이또한 저역대에 어느정도 밀려서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차이파이 트렌드에선 다중드라이버로 고음역대가 아주 반짝반짝 화려한 제품들이 많은데 멜로디는 그런 느낌없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느낌이라 고음역대의 해상도가 높게 느껴지진 않았다.
5. 공간감
- 이제품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이게 엔트리급 평판형의 종특인건지 7hz의 타임리스와 비슷하게 상하단 공간감은 여유가 넘치는데 좌우공간감이 너무나도 좁다. 타임리스가 머리위로 탁트여가는 느낌이라면 멜로디는 그냥 내가 반경 1.5m정도 되는 원통형 공간에서 듣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역대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특성에서 공간의 한계가 이렇게 좁아버리면 저역이 다른 음역대를 침범해서 전체적으로 분리도가 떨어지게 느낄 수 밖에 없다.
6. 가성비 커케와의 매칭
- 하도 기본케이블이 별로다, 키위이어스는 유닛에다 몰빵하고 케이블은 그냥 작동확인용으로나 쓰면 되는걸 넣어준다 등 케이블에 대한 평가가 안좋아서 대륙의 케이블장인이 파는 가성비 케이블 3개(StarDream, FirstTouch, SnowAg)를 매칭시켜봤으나...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징은 기케가 보여줬던 절제된 느낌에서 잔향감이 붙고 전체적으로 음역대가 확장되는 느낌이 있으며 특히나 중고역대의 상단으로 여유가 더 생겨서 탁 트이는 느낌을 준다....만, 왜? 좌우 공간감에선 크게 개선이 없는것인가...?
여튼간 중고역대가 확장되면서 시원한 느낌이 생긴건 좋은 일이지만 오히려 저역대의 엣지가 좀 더 뭉툭하게 퍼지면서 음색이 지저분해진다고 느꼈다. 그리고 좌우로 좁은 공간감과의 기가막힌 역시너지가 발생.
기백만원짜리 커케를 물리면 경천동지할 변화가 생길지는 모르겠으나 가성비충으로서 그러한 조합은 시도해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기케와의 매칭이 좀 더 깔끔해서 좋다고 느꼈다.
(애초에 구동확인용으로 넣어줄 생각이었으면 4심케이블이 아니라 단일선케이블을 넣어줬겠지.)
7. 총평
- 올려치기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제품이 안좋냐? 라고 물으면 그건 아니다. 오히려 가성비가 훌륭하다고 해도 될 것이다. 가격이 9만9천원이니. 근데 이게 생태계 교란급은 절대로 아니다.
이걸 가지고 따지면 "그 가격대에서 좋다고 한 것이지 위에꺼까지 다 씹어먹는다곤 안했는데? 음향쪽은 각자 취향이 달라서 사람마다 달리 느낄 수 있는건데? 나는 좋던데?" 뭐 이런말 할꺼 뻔한데, 맞는 말이다만 어느 정도 선이라는게 있지. 자기가 프로페셔널 간판 걸고 장사하는거면 어느정도 상도덕은 지켜줘야 되는거 아닌가 싶다. 재질이나 디자인이나 패키지나 이런거 다 떠나서 음향적 완성도만 봤을때도 멜로디는 퀸텟과 비교해도 한두수 아래라고 생각된다.
8. 결론
- 돈값어치 이상은 충분히 한다. 다만 광고에 넘어가서 지나친 기대는 하지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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